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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보 (미디어협회)
2022-06-02 누가 한인회의 주인인가?
왕이 한 나라의 주인이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도 왕이 통치를 하는 왕정국가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 국가들은 통치자를 국민이 직접 선출하여 일정한 임기동안 권한을 부여한다. 그런 이유로 한나라의 주인은 대통령이 아니고 국민이다. 회사도 대표이사가 주인이 아니고, 모든 단체도 회장이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권력의 맛에 취해서 영원히 주인행세를 하려다가 결국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역사를 통해 얼마나 많이 보아 왔는가. 60년 가까이 북가주 한인사회의 중심축을 이루어 왔던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유태인 커뮤니티센터로 쓰던 건물을 동포들의 모금으로 구입하여 현재까지 한인회관으로 사용되어 왔다. 100년이 넘는 낡은 건물이라 땜질하여 쓰던 그 한인회관을 드디어 재건축하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SF한인회관을 한인사회의 중심으로 재건하려는 김진덕.정경식재단에서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거금 100만달러를 기부하게 된 것이다. 미주지역 최초의 한인회가 탄생된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에 번듯한 건물의 한인회관에서 만세삼창을 외칠날을 기다리던 지역한인들이 언젠가부터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건물 재건축을 주도하던 곽정연 한인회장이 2년의 임기를 마쳤는데도 계속 임기를 연장하면서 부터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팬데믹사태로 인해 물리적으로 회장 선거를 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어느정도의 정상참작이 가능했다. 하지만 한인회관 공사를 이유로 임기를 추가로 2번씩이나 연장을 하는것은 아무래도 설득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사명감을 가지고 한인회관 공사에 열의를 보였다면 공사진행이라도 원활하게 해야 되건만, 오히려 공사를 둘러싼 자금운용에 여러가지 헛점을 보인 것이다. 보다 못한 김진덕.정경식재단의 김한일 대표가 기자회견을 갖고 여러 의문을 제기하며 우려를 표하기에 이르렀다. 또 한인회관 공사는 누가 한인회장이 되든지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임기연장에 관련하여 선을 긋기도 했다. 한인회관의 공동소유권이 있는 샌프란시스코 노인회도 가담하여 곽회장이 이끄는 공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공사의 주도권을 놓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곽정연 회장의 이해못할 행보는 계속 이어진다. 측근들을 공사작업자로 고용을 요청하기도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하고 공사진행 자금현황을 공개하지도 않는다. 한인회 이사회 운영을 함께 주도하고 있는 김영일 이사와 '북가주 한미상공회의소'라는 미주총연에도 등록되지 않는 단체를 조직하여 여타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더욱이 불법적인 임기연장을 지적하는 칼럼을 쓴 언론사 기자를 항의방문하여 비난을 했다는 사실에 말문이 막혀 버린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있다.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SF한인회를 맡으며 역대회장들이 하지 못한 한인회관 재건축이라는 숙제를 받은 곽 회장이 공사를 마무리 하고싶은 욕심은 이사자성어로 이해가 된다. 하지만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과정이다. 무리한 임기연장까지 해가며, 주변의 만류를 모른척하며 완공될 때까지 회장직을 쥐고 있다고 얼마나 더 영광스러울까. 차라리 지금이라도 회장선거를 다시해서 재선출되면 오히려 더 영광이고, 안 된다고 하더라도 한인회관 역사에 그 이름이 초석을 쌓은 인물로 기록될텐데 말이다. 교회가 목사 개인의 것이 아닌것처럼 그 어떤 단체도 회장 개인의 것이 아니다. 주인이 아닌 사람이 주인역할을 하려 할 때 결국 그나마 가졌던 것을 모두 잃어버린다. 역사는 그렇게 흘러왔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2-05-02 무식하면 용감하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다소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여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을 빗대어 하는 말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말과 비슷한 의미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이 잘못된 판단을 했어도 틀린 줄 모르거나 알아도 고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과연 이런 행태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일까? 미국 코넬대학의 크루거 교수와 제자 더닝은 학부생 45명에게 20가지 논리적 사고 시험을 치르게 한 후 자신의 성적을 예상해 보도록 했다. 실험결과는 성적이 나쁠수록 자신의 성적이 좋을 거라고 예상하는 학생이 많았다고 한다. 그 들은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도 능력 부족으로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결론 내렸다. '책을 한 권밖에 읽지 않은 사람이 가장 위험하다'는 말처럼, 적은 지식을 가졌을 때 가장 확신감이 높다. 선무당이 사람을 잡듯이 얕은 지식은 항상 위험을 동반한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도 않은 건강식품이 도리어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오너나 단체의 리더가 잘못된 지식을 바탕으로 정책을 펴다보면 본인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역사의 천재들도 비슷한 경고를 많이 했다. 아인슈타인은 '너의 무지를 과소평가 하지 말라'고 했고, 스티븐 호킹은 '지식의 적은 모르는게 아니라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식이 부족한데 근거 없는 자신감만 넘치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다. 사기꾼 처럼 속이려고 작정하고 달려드는 사람보다 잘못된 정보를 진짜라고 믿고 우겨대는 사람들이 더 무섭다. 아직도 한국이나 미국에서 부정선거를 했고, 백신은 가짜라는 음모론에 취해있는 사람들과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 오래전에 지역 언론사 기자들이 모여서 서로의 처지를 위안삼아 '박봉 불구 열심'이라는 말을 하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적은 수입에도 취재현장을 분주히 오가며 열심히 일하는 기자들이 많았다. 그들은 또 이런 말도 했다. "무식한데도 용감하게 열심히 하는 단체장들이 가장 겁이 난다" 고...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2-04-01 다른것과 틀린것은 다르다
'이 식당 음식맛이 다른 식당과 틀리네' '서로의 의견이 너무 틀려서 화합하기 힘들다'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평범한 말이지만 분명한 것은 틀린 표현이 라는 것이다. '다르다'는 표현을 '틀리다'라고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경우다. 다르다는 것은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않다는 의미이고, 틀리다는 것은 셈이나 사실이 맞지 않다는 의미다. 영어로 표현하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다르다는 'different' 틀리다는 'wrong'이라는 의미이니 어찌 같은 말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것을 혼동되어 쓰는 경우가 많다. 동년배나 손아래 사람이 이런 틀린 표현을 쓰게되면 지적을 해주기도 하지만 어르신일 경우 난감하기도 하다. 같은 한국사람인데도 한 사물을 보며 생각하는 바가 전부 다르다. 아니같은 식구들과도, 부부사이도 의견이 다른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그런데도 내 생각과 다르면 틀리다고 면박을 주며 내 의견과 같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것과 틀린것을 혼동하는 것은 이미 이런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네 생활속에서 뿌리박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언어와 표현은 대개 그 언어가 사용되는 사회의 제반 현상과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한다. 과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전란을 겪으면서 한국말이 크게 바뀌고 된소리도 증가했다는 기록이 있다. 요즘 다른것을 틀린것이라고 표현하는 세대도 분명 사회적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주는 것은 아닐까. 나는 민주당을 좋아하는데 공화당을 좋아하는 너는 틀린놈, 나는 야당을 찍었는데 여당을 찍은 너는 나쁜놈, 나는 동성연애자를 싫어하는데 너는 그들을 옹호하니 미친놈... 우리사회가 겪고있는 소통부재에서 오는 갈등의 원인도 알고보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 다른것은 틀린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하지만 이념과 사상이 다르다고 상대를 틀리다고 주장하는 정치꾼들이나, 권력욕에 사로잡혀 다른 나라와 전쟁을 일으키고 민간인을 학살하는 독재자들이 틀린것은 맞다. 역으로 틀린것을 다른것일뿐이라고 우기는 사람들도 틀린것은 마찬가지다. 자꾸 틀린것과 다른것을 강조하다 보니 제 생각이 틀리진 않았을까요? ㅎㅎ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2-03-02 국뽕과 애국심
요즘 인터넷과 유튜브영상들을 보고 있자면 '국뽕'이란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국뽕은 국가의 '국'과 마약 이름인 히로뽕(philopon)에서 '뽕'을 합쳐 만든 신조어다. 자국에 대한 애국심에 도취되어 현실을 보지 않고 맹목적으로 자국을 찬양하는 행태를 비꼬는 말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게간다. 국뽕의 개념은 국가적 자긍심을 고양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 요소도 있지만, 지나치게 애국심을 강조하다보니 타국이나 타문화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손흥민, BTS, 영화 기생충과 오징어게임, K-방역등 최근까지 한국의 자랑거리를 소개하며 애국심을 강조하는 유튜브 콘텐츠들이 인기를 누려왔다. 한국국민들에게, 특히 젊은이들에게 기쁨과 소속감을 주며 '국뽕 열풍'까지 불러왔을 정도다. 어느 조사기관에서는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힌 응답자가 80%에 달했다고 한다. 해외의 한인들에게도 본국의 문화예술분야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 자체가 감격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어느 분야에서든 지나치면 모자라는 것보다 안좋다는 진리처럼, 이 애국심이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자아도취에 빠져 다른 사회나 국가를 비난하고 헐뜯는다. 한국에서는 한때 일본제품을 사용하면 역적으로 몰리기도 하고, 코로나 초기에는 중국사람들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자고 주장했다. 이민자의 나라인 이 미국에서도 아시안들을 증오하는 범죄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애국심'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역사적인 비극은 셀수도 없이 많다. 지난달 열렸던 세계인의 스포츠축제인 동계올림픽을 보면서 무슨 생각들을 했는가. 주최국인 중국의 오만한 경기진행과 치사하기까지 한 판정 시비들에 출전선수나 각국의 체육관계자들이 분노했다. 반면에 중국 국민들은 분명 국뽕에 취해 자화자찬을 했을 것이다. 한복과 김치가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억지논리를 펼치며 한국을 조롱하는 영상도 등장했다. 이렇듯 한 나라의 지나친 애국심은 상대나라에 대한 증오와 대립으로 연결된다. 애국이라는 말은 건강한 애국심과 편협한 국수주의로 나눌 수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며 국민의 이익을 위한 것이 건강한 애국심 이라면, 집단의 이익을 강조하고 국가의 우월함을 과시하기 위해 국민의 희생을 강요한다면 국수주의다. 그래서 지나친 국뽕은 미국을 병들어 가게 만들고 있는 인종주의랑 비슷하기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2-02-03 왕관을 쓰려는 자여 그 무게를 견뎌라
본국뉴스에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요즘 TV나 신문을 통해서 대통령 선거 관련 뉴스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매일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뉴스만 접하다가 얼마 전 부터는 대통령후보들의 행보나 지지율 등 선거관련 뉴스들로 도배가 되고 있다. 한 나라의 미래를 이끌고 나갈 최고지도자를 뽑는 중요한 선거이기에 본국 국민들은 물론 해외의 재외동포들도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기는 하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자가 어떻게 국가를 운영해 나가겠다는 공약을 알려주기 보다는, 상대후보가 이런저런 흠이 많아서 자격이 없다는 식의 네거티브 홍보전략이 판을 치고 있다. 오래 전 가족간의 욕설섞인 전화통화 녹음을 두고, 후보 배우자의 과거전력과 무속신앙에 대한 논란을 두고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일반국민들에게 어떻게 보여질지 의문이다. 권력을 향한 집착과 진영간의 진흙탕싸움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실 세계 어느나라 대통령선거도 이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되기는 마찬가지다. 비단 대통령뿐 아니라 지방도시의 시장, 단체장, 회사의 최고 경영자들도 이런 전쟁과 같은 숫한 싸움을 벌여야만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크기는 다르지만 그 머리의 왕관을 쓰기위해 가족들을 사지에 내몰기도 하고 평생 모아놓은 재산을 쏟아붓기도 한다. 그래서 권력을 차지하는게 명예와 영광도 있지만 위험한 도박과도 같다고 하는 것이다. 왕관을 차지했다고 다 끝나는 것도 아니다. 그 왕관을 쓰고 있는 동안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직 공무원, 단체의 대표, 종교지도자들도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본의 아니게 내려 놓아야 할 것들이 많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도 못하고 아무말이나 해서도 안된다. 요즘같은 인터넷세상에서는 과거의 말실수나 무심코 했던 행동들이 SNS를 통해 모두 까발려지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그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는 것이다. 본국 대통령선거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북가주 각 지역 한인회장선거도 치러지는 시기가 왔다. 해당지역 한인들을 대표하며 한인단체를 이끌려고 준비하는 회장후보들에게 조언한다. 개인적인 감정이나 욕심을 내려놓고 대의를 따라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 명예와 감투욕심만으로 회장에 나섰다가 그 왕관의 무게도 감당하지 못하고 견딜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맡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2-01-01 한번 회장이면 영원한 회장? -한인단체 진단 시리즈(2)
지난호에 이어 한인단체들의 운영방식과 문제점에 관련하여 진단을 해본다. 사람들이 모여사는 사회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임이나 단체가 결성된다. 작게는 친목회, 동호회들이 있을테고 규모가 커지면서 클럽이나 협회로 조직을 갖춘 단체도 있다. 회원들이 수 십명 이상이 되면 나름대로의 회칙(정관)을 만들어 조직과 규칙등을 명기하여 운영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한인단체를 보자면, 각 지역의 한인회, 노인들이 주축이 된 노인봉사회, 상공인들의 모임인 상공회의소, 체육인들의 연합체인 체육회 등이 있다. 그외 직능단체로 세탁협회, 식품상협회, 부동산융자협회, 한국학교협의회 등이 규모를 갖춘 단체로 분류된다. 물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라는 단체도 있지만 한국정부 산하의 단체이기에 이들 단체와는 성격이 다르다. 그외에도 호남향우회, 충청향우회, 해병전우회, 6.25참전유공자회, 축구회, 라이온스클럽, 각대학 동문회 등이 북가주지역에서 활동이 활발한 단체들이었다. 이 단체들이 연말즈음에는 대체적으로 모임을 갖거나 정기총회를 통해 새 회장단을 선출하는게 통례가 되고 있다. 정기총회나 송년파티 등 큰행사를 가질때는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하여 취재와 보도를 요청하기도 한다. 20년 가까이 이 한인단체들의 행사를 취재해온 본 기자가 느끼는 것은, 단체마다 운영방식이 천차만별이고 사회적으로 칭찬받을 만한 단체가 있는가 하면, 지탄받기에 충분한 엉성한 단체도 많다는 것이다.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하는 모범적인 단체도 많다. 하지만 회장을 서로하겠다고 싸워서 결국 둘로 나눠지거나 공금유용으로 분란을 일으키기도 하고 회장을 혼자 장기독점 하는 단체도 있다. 사업에 성공하여 어느정도 재력을 갖추고 사회에 봉사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있지만, 명예와 감투만을 얻기위해 한인단체들을 찾는 권력지향형 인사들도 많다. 한인들이 모이는 행사에 가서 어느단체 회장이라고 소개받기도 하고 축하연설을 부탁받기도 하기에 짜릿한 기분을 느낄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소소한 예우에 물들다 보니 이 '회장'이라는 직책을 다른사람에게 넘겨주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드나보다. 얼마전 해외 한인사회를 지원하고 관리하는 본국 재외동포재단의 이사장이 북가주를 찾아서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김성곤 이사장은 세계 각지역의 한인회 활동을 평가하며 낯뜨거운 지적을 했다. 미주지역 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는 내분을 겪는 문제단체로 판정되어 산하의 모든 한인회들도 본국초청이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결국은 몇사람의 감투싸움이 지역한인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시대가 변하며 리더십의 의미도 변해가고 있다. 과거의 제왕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들이 물러가고, 회원들과 소통하며 말없이 행동하는 리더들이 주목받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권력도 한 사람에 집중되지 않고 서로 견제하며 팀워크로 운영하는 회사나 단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는 싯구가 가슴에 와 닿는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1-12-01 한인회는 존재해야 하는가? -한인단체 진단 시리즈(1)
전 세계 여러나라에서 살고 있는 재외동포들을 흔히 한국의 디아스포라(diaspora)라고 부른다. 자의든 타의든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지역에서 집단을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각 지역마다 해외 한인들은 '한인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동족간의 결속을 다지면서 소속된 사회로 부터 한인들의 목소리를 내는 창구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참고로 현재 전 세계에 460여개의 한인회가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이민을 왔는데 언어도 통하지 않고 생활문화가 생소한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민 선배들의 조언과 도움이 절실했던 시대가 있었다. 그럴때 한인회와 같은 한인단체들이 발벗고 나서서 실생활의 도움을 주는 등 한국인들만의 '상부상조'정신이 깃들은 좋은 전통을 유지하기도 했다. 또한 주류사회로 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어려움에 처한 동포들을 대변하여 저항하거나, 본국에 홍수 등 대형재해가 발생하면 후원금을 모아 전달하는 역할도 각 지역 한인회가 나서서 봉사를 해왔다. 문제는 이 한인회에 '권력'이라는 독소가 들어가면서 정체성을 잃어 가고 있다. 10여년 전만해도 각 지역 한인회장 선거철이 되면 선거자금이 10만달러가 넘게 들어간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았다. 봉사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그런 거금을 들여서까지 꼭 한인회장을 해야 하려는지 의문도 들지만, 명예욕(감투욕)에 사로잡히는 권력 지향의식이 우리 민족의 저변에 깔려있는 모양이다. 어느지역이나 10%도 안되는 투표율인데도 한인회장에 당선되면 본인이 그 지역 한인들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도 되는 양 골목대장 행세를 한다. 한인단체들이 이 '권력'을 동경하게 된 바탕에는 외국을 찾는 본국 정치인들에게 찾을 수 있다. 대통령을 포함한 국회의원들이 외국에 나오게 되면 그 지역 한인회를 먼저 찾는다. 그들이 한인회라는 명칭의 단체를 통해 해당지역 한인사회를 손아귀에 넣을 수 있다고 착각을 하는가 보다. 한 예로 재외국민투표권이 시행될 즈음에 수 십명의 국회의원들이 북가주를 방문했다. 물론 투표율이 5%도 나오지 않자 이제는 찾아오지도 않지만... 북가주에 있는 5개의 한인회의 대부분이 차기회장을 선출하는 시기가 다가온다. 지난 팬데믹기간 동안 기존 한인회는 어떤 활동들을 했는지 반성을 했으면 한다. LA한인회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을 위해 실업수당과 연방지원금 등을 신청하는 도움을 줬는데, 북가주 한인회들은 선거를 못한다는 핑계로 회장들의 임기를 연장하는 데만 급급했다. 이런 현실들이 한인회의 무용론이 고개드는 이유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1-11-01 예전에 알던 그 나라가 아닙니다
요즘 뉴스에서나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것이 바로 '오징어 게임'이다. 한국에서 제작된 넷플릭스 드라마로 전세계 시청율 1위를 기록하며 화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소재가 지극히 한국적이고 다소 폭력적인 내용이라 과연 다른나라에서도 이런 드라마가 먹힐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예상을 깨고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세계 시청자들을 압도하고 말았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세계의 주목을 받은것은 '오징어 게임'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동남아시아에서 열풍이 불었던 드라마 '대장금'을 시작으로 일본에서는 '겨울연가'가 성공했고,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가 아카데미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K-POP으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이어 'BTS'와 '블랙핑크'가 세계 대중음악의 표준이라 불리는 미국 빌보드차트를 석권하기에 이르렀다. 한류의 바람은 이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잡았다. 과학기술분야에서도 한국의 발전은 실로 놀라울 정도다. 이미 일본의 기술력을 넘어 반도체분야와 스마트폰, 고화질 TV는 세계 최고수준 이라는 명성을 얻어냈고, 얼마전에는 한국의 자체기술로 개발된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되어 세계 7번째 로켓발사국이 되었다. 국가의 경제규모도 GDP기준 1조 6천억달러로 세계 10위권이다.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들은 조국이 발전하고 잘 살게되면 자연스럽게 어깨가 올라가고 자랑스러워지는 것이 당연하다. 수 십년전 'KOREA'라고 하면 한국전쟁, 김치, 태권도 정도가 현지주민들과의 공통화제였으나, 이제는 BTS, 오징어게임, 제네시스, 갤럭시폰에 대해서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이민사회에서 흔히들 미국오던 시점에서 생각이 멈춘다는 지적들이 있다. 70년대에 이민온 선배들은 새마을운동의 추억을, 80년대는 어수선한 데모행렬을, 90년대는 IMF를 떠올린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한국은 물론 전세계의 뉴스를 실시간으로 보는 이 시대에도, 주위에는 '빨갱이 타령'을 하거나 일본은 '넘을수 없는 나라'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분들이 아직도 있다. BTS가 불러서 빌보트차트에 32주간이나 올라있던 '다이너마이트'라는 한 곡의 경제효과는 생산유발효과와 부가가치를 합해서 1조 5천억원(약 12억 7천만달러, 1.2 billion)이 넘는다고 한다. '수출 100억불을 달성하자'라는 포스터를 보고 자란 세대들이여, 이제 한국은 예전에 알던 그 나라가 아닙니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1-10-02 통계숫자의 불편한 진실
작년부터 현재까지 뉴스의 첫 머리는 항상 숫자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것이다. 바로 COVID-19 감염자 숫자와 사망자 숫자다. 각 나라별, 도시별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통계가 매일 집계되고, 증가추세인지 하락추세인지 분석하여 감염병전문가들이 판단하는 의견이 더해지면 뉴스가 끝나버린다. 최근에는 각 나라별로 국민중 백신접종을 몇 % 맞았는가 하는 통계와 함께 비교분석을 하는 기사도 부쩍 늘었다. 감염자 숫자와 대상이 되는 인구의 점유율에 따라 국가나 도시의 방역대책과 통제범위가 결정되기에 중요한 숫자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감염자 숫자, 사망자 숫자만 보다보니 누구나 피로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더구나 다른나라들은 감염자 숫자가 더 많은데도 비즈니스업소들의 영업규제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보니, 규제를 당하고 있는 업소주인들은 억울하다고 호소를 한다. 대부분의 국가에는 집권하는 정부와 야당이 있고, 정부편을 드는 언론과 야당편을 드는 언론들이 존재한다. 언론사마다 그 정치적 편향성에 따라 자기 입맛에 맞는 통계를 가져다가 서로에게 유리한 분석을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똑같은 숫자를 갖고도 평가가 다른 것이다. 예를 들어 '백신접종 50%를 달성하여 집단면역이 가까워졌다' '아직도 50%밖에 안되는 접종율로 방역실패한 정부' 등 헤드라인부터 다르다. 또 국가별로 비교할때도 '미국은 매일 15만명의 감염자가 나오는데 이스라엘은 1만명도 나오지 않는다'고 수치비교를 한다. 3억 3천만명과 900만명을 단순비교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무려 40배의 인구격차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9월말 현재 한국의 일일평균 2천명대 감염자수는 인구수를 대비하여 비교하면, 미국의 10분의 1, 이스라엘의 30분의 1 수준으로 분명히 방역모범국이 맞다.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여론조사 통계숫자도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그 여론조사 숫자가 얼마나 비과학적이고 현실성이 떨어지는지 우리는 많이 지켜보지 않았는가? 당시의 여론조사결과 대로라면 힐러리 클린턴이 지난 대통령이었고 현재에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시도때도 없이 전 세계의 뉴스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이 시대는, 한쪽으로 치우친 통계숫자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말고 균형잡힌 판단이 요구되는 세상인 것이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1-09-01 품격있는 저널리즘
새벽에 배달되는 신문을 읽고, 저녁 9시 뉴스를 보며 세상 돌아가는 얘기와 정보를 얻었던 시절. 그곳에서 나오는 기사와 뉴스는 모두 사실이라고 굳게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여 개인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모든 뉴스와 정보를 전달받고 있다. 요즘은 언론사도 아닌 개인블로거나 유튜버 등 새로운 뉴스 미디어가 출현하여 기존 신문사와 방송국을 위협하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듯이 언론사에는 취재기자를 포함한 편집국(보도국)의 수많은 직원들이 상주하며, 뉴스 한 꼭지를 두고도 사실을 확인하고 여러 절차를 통해 기사가 완성된다. 그렇게 필터링을 거쳐 나오는 뉴스도 오보가 생기고 가짜뉴스가 등장한다. 물론 언론사의 정치적 편향성과 사주의 압력 등 여러 요인이 작용되어 의도적으로 왜곡된 뉴스가 나올 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믿을만한 뉴스가 전달된다. 요즘 한국국민들 70% 이상은 스마트폰으로 네이버 등 뉴스포탈을 통해 뉴스를 읽는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제 더이상 종이신문과 방송으로 뉴스를 보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문제는 포탈에 올라가 있는 뉴스가 얼마나 많이 클릭되느냐에 따라 언론사의 수입까지 결정되는 무한경쟁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저널리즘에 충실한 좋은 기사 보다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뉴스가 주를 이루게 되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유행처럼 번지게 된 유튜브 방송은, 개인미디어 시대를 열게 된 획기적인 전환으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필터링과 제어장치가 없어 여러 사회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악용되어 가짜뉴스를 의도적으로 퍼뜨리기도 하고, 개인의 사생활을 파헤치며 여론몰이를 하기도 한다.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한다는 이유로 알지 않아도 될 국가기밀이나 개인의 신상정보까지 캐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최근 본국에서는 언론의 허위, 조작보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하자는 언론중재법 개정을 두고 여론이 양분되고 있다. 잘못된 언론의 보도로 막대한 손해를 보는 피해자들을 구제하고 팩트체크를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자칫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악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견해가 팽팽하게 대립되고 있는 모양이다. 20년 가까이 언론사에 몸담고 있는 본인의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어느정도의 언론규제는 꼭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다. 지나친 자유는 항상 방종을 불러오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최근에 COVID-19 백신을 맞으면 몸의 DNA가 바뀌고 더 위험하다는 등의 가짜뉴스에 현혹되어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품격있는 저널리즘은 자기성찰로만 완성되는 것이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1-08-01 지구에 재앙이 몰려오고 있다
1년이 넘도록 COVID-19 관련뉴스만 들어와서 지겨웠는데, 이제는 기상이변 뉴스가 지겨울 정도로 많이 쏟아지고 있다. 100년만에 기록적인 폭우로 물난리가 난 서유럽에서는 180명이 넘게 숨졌다. 최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에서도 태풍과 홍수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서부지역은 12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뜨거운 공기가 지면을 감싸는 열돔 현상과 함께 산불까지 이어졌다. 미국 국립기관화재센터(NIFC) 발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와 오레곤, 아이다호 등 13개 주에서 80여건의 화재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 이변 탓에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유럽 대륙 평균기온은 20세기 초와 비교해 섭씨 2도 정도 올라갔다. 따뜻해진 공기가 습기를 품으면서 폭우도 잦아졌다. 1981년부터 2013년 사이에 유럽에서 폭우가 내린 날이 이전 30년과 비교해 45% 늘었다고 한다. 일찌감치 COVID 백신을 마련해 접종에 들어간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일상 회복의 길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후 재난은 서유럽과 북미 등 이른 바 선진국에서도 피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구에 재앙이 몰려오는 듯 하다. 서유럽을 강타한 홍수와 같은 재해가 기후변화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훨씬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영국 뉴캐슬대학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연구회보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육지에서 매우 느리게 이동하며 단시간에 많은 양의 비를 뿌리는 태풍이 21세기 말에 현재보다 최대 14배가량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후에 큰 영향을 주는 북극의 얼음은 예상보다 가파른 속도로 녹고 있다. 지구촌 평균온도가 1도 상승할 때 북극은 3도 이상 급상승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가뭄과 폭염등 기후변화 탓에 최근 10년간 2억1천만 명이 고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기후 변화로 인한 위기의 최전선에 놓인 난민'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주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쓰레기가 부패하면서 나오는 메탄가스다. 산업화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이런 원인요소들을 억제하기에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며 어느 한 국가만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다행히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개발도상국들에 기후변화기금 1,000억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보통 10년이 걸린다는 백신개발을 1년만에 완성하여 코로나 바이러스에 맞선 것 처럼, 전 지구촌의 인류들이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야만 몰려오고 있는 재앙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1-07-01 코로나 블루(Corona Blue)
'코로나 블루'란 신조어는 COVID-19으로 인한 무기력증이나 우울증을 말한다. 코로나사태가 확산되면서 사람간 대면접촉이 줄어들거나 각종 직업활동 및 구직활동에 장애가 생기며 우울증이 발생하는 경우다. 팬데믹상황이 장기화되며 사업자이건 직장인이건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거치면서 불안한 마음까지 더하며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아졌다. 우울 증상이 있으면 무기력 하게 되어 바깥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게 된다. 불면 때문에 불규칙적 생활을 지속하거나 식욕 저하가 찾아와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나마 우울한 증상만 있으면 다행인데, 이런 감정들이 짜증, 신경질, 감정조절 실패로 이어지며 폭력성을 드러내는 단계인 '코로나 레드(Red)'로 발전될 수 있다고 정신과 전문의들은 우려한다. 최근 부쩍 늘어난 가정폭력, 인종차별적 행동, 총기난사 사건들도 결국은 이 분노조절 장애로 인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본인 만이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비관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통계에 의하면 노년층 보다 2,30대 젊은층에서 이런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하니 코로나사태가 낳은 비극이기도 하다. 스스로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바깥 활동을 늘리는 것이다. 휴대폰 앱을 통한 활동량을 살펴봤을 때, 우울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매일 100걸음도 걷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울하고 무기력하다고 움직이지 않고 바깥 활동을 하지 않으면 우울증을 극복하기 더 힘들어지므로, 몸을 움직이는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활동도 좁은 실내 공간에서 많이 움직이는 것보다는 넓은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가까운 거리를 드라이브 하는 등 야외 활동이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된다. 또 아직까지는 인간관계를 많이 가질 수 없지만, 비대면으로라도 좋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지속하면서 인간관계를 통한 기분 전환, 혹은 예술 감상, 종교활동 등을 통해 자기만의 방식대로 좋은 기분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식욕이 없다고 음식을 대충 먹지말고, 균형 잡힌 식단의 음식을 잘 섭취하는 것이 우울증 극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코로나사태는 나 혼자만이 겪는 아픔이 아니기에, 자책과 좌절보다는 다시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전 세계에서 지금까지 COVID로 수 백만명이 사망했고, 매일 수십만명이 감염되고 있으며, 아직도 백신을 맞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국민들도 있다. 이들에 비해 당신은 얼마나 행복한가?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1-05-31 코인열차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요즘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들이다. 언론사마다 부르는 이름도 제각각이고 코인의 종류만도 수 백가지나 된다고 하니 웬만한 사람들은 그 정체도 모르는게 당연하다. 정식 화폐도 아니고 금융상품도 아닌데 투자를 해서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은 늘어간다. 전 세계적으로 수 억명이 '코인열차'를 타고 가는데 나만 못타고 있다는 생각에 영문도 모르고 생소한 이름의 가상화폐에 비상금을 투자해본다. 19세기 이후에 미국의 달러화는 세계 무역결재의 수단으로 등장했다. 영국의 파운드에서 미국의 달러로 대체되는것은 세계경제의 지배력이 이동하면서 생긴 자연스런 현상이었다. 하지만 21세기에 미국의 실물경제가 추락하며 달러화에 대한 신뢰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런 시점에서 제 3의 글로벌 통화로 주목받으며 탄생한 것이 가상통화 즉 '비트코인'으로 불리는 암호화폐 들이다. 법정화폐에 비해 화폐로서의 기능도 부족하고, 국제무역이나 금융거래 등에서 전면적으로 사용되기에도 제약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코인열차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지만 디지탈시대로 급변하는 미래의 통화가치로 인정하려는 세계적 분위기를 타고 천문학적 자금이 코인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투자 차익이 발생하는 거래 행태가 주식과 같은 투자자산으로 취급되면서 2,30대 젊은이들까지 투자열풍에 가담하게 된 것이다. 주식 시장에 비해 변동성이 심하여 하루아침에 백만장자가 되기도 하지만 실패하면 거리로 내몰리기도 한다. 테스라 CEO 일런 머스크의 말 한마디에 수 억달러의 시총금액이 사라지기도 한다. 젊은 층에 이어 노년층들도 노후자금까지 투자하려는 움직임에 위기를 느낀 각 국 정부들도 여러 규제책을 내놓으며 과열된 코인시장을 압박하고 나서고 있다. 코인열차 탑승객중에 우려되는 것은 여유자금이 아닌 빚을 내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기 책임하에 신중한 투자를 한다고 해도 위험한 이유다. 더구나 24시간 시장상황이 중계되는 것을 지켜보려고 밤잠까지 설치며, 근무하는 사무실에서도 틈나는대로 몰래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고 한다. '누가 얼마를 투자해서 얼마를 벌었다'는 말에 흔들리며 함부로 그 열차에 타려고 하지말라. 돈을 벌어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1-05-03 백신주사 맞으셨나요?
지난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전 세계를 팬데믹 상황에 빠지게 했던 COVID-19 도 백신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며 그 위세가 꺾이는 듯 하다. 문닫았던 리테일업소들이 하나 둘씩 다시 영업을 시작하고 학교들도 수업재개를 하고 있으니 사회 전체가 정상의 모습들을 찾아가는 중이다. 실로 오랫만에 경제상황도 기지개를 피는지 한인식당 업주들도 얼굴표정이 밝아졌다. 미국민들의 반수 가량이 한번 이상 의 백신접종을 마쳤고 이 정도의 속도라면 올 7월 독립기념일 이전에 집단면역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온다. 한때 전세계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라는 오명도 있었지만, 역시 의료선진국답게 백신개발에 박차를 가해서 이제는 백신물량을 공급해달라는 각 나라의 구애를 받고 있다. 백신과 관련한 여러가지 잡음도 있다. 접종 후 혈전현상 등 부작용으로 다른 질환이 생기거나 심한 경우 사망한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 어떤 질병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는 기간이 보통 10년 이상 걸리는데, 이번 COVID-19 의 경우는 워낙 상황이 다급하여 충분한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고 접종을 시작했다. 그렇다고 800만명이 접종을 하여 3명이 부작용으로 사망했다고 백신접종을 하지 말자고 할 수는 없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접종후 생기는 부작용보다 사회적 이익이 훨씬 크다는 입장을 내며 이번 백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홍보하고 있다. 백신을 맞으면 우리 몸의 DNA가 바뀐다거나 접종후에도 양성판정이 나온다는 일부 잘못된 편견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한때 백신을 둘러싼 음모론까지 번지며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이는 백신접종이 의무 사항이 아니기에 강제로 집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백신을 맞고 싶어도 맞을 수 없는 다른 나라의 경우에는 유독 백신이 풍부한 미국이 부럽고 분노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지역의 여러 국가들이 감염 재확산이 되고 있고 백신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정부의 재정적인 여력도, 의지도 없는 나라의 국민들은 아직도 코로나로 신음하고 있는데, 무료로 접종을 해준다고 제발 맞으라는데도 버티고 안맞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뭘까?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기에 내 가족과 이웃을 위해서라도 백신은 꼭 맞기를 바란다. 선진국 국민의 품격에 어울리는 행동을 했을때 국가는 이에 대한 보상도 해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1-04-01 #Stop Asian Hate
지난달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을 기점으로 동양인들에 대한 증오범죄를 멈추라는 시민운동이 미국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가고 있다. COVID-19 사태이후 아시안에 대한 증오범죄가 150% 늘어났다는 통계도 있다. '이민자의 나라'라는 미국에서 21세기에 인종차별이 이렇게 심각할 정도의 사회문제가 되는 것 만으로도 가슴 아픈 일이다. 미국내에서 아시안들에 대한 차별은 역사적으로도 오래전부터 행해졌다. 1850년대 미국에 첫발을 내딛었던 중국인들은 백인들에게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핑계로 폭행과 살해 등 수많은 박해를 당했고, 결국에는 60년간이나 입국이 금지되기도 했었다. 초기 일본인들도 태평양전쟁이 터지자 수 만명의 이민자들이 강제수용소에 갇히기도 했다. 작년 3월 코로나 바이러스가 미국에 번져나가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중국을 압박했다. 당시 한국의 보수언론들도 '우한 바이러스'라는 이름으로 덩달아 표기하며 중국인들의 입국을 금지시키자고 주장했다. 이런 반중(反中)정서가 반아시아정서로 확대대며 증오범죄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소수이긴 하지만 백인 인종주의자들은 한국계, 일본계, 베트남계 미국인들을 향해 똑같이 소리를 지른다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지인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한 지도자의 언행이 이토록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을 계기로 미국을 공포로 몰아가던 BLM(Black Live Matter)운동도 결국은 소수 백인들의 인종차별적 행동에서 시작되었고 아직도 흑인들의 저항운동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인들을 포함한 아시안들은 대체적으로 과격하지 않고 온순한 편이다. 그렇기때문에 오히려 그 목소리들이 잘 들리지 않고 저항도 없기에 지속적으로 증오범죄의 표적이 된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미 주류 정치인들이 이번 사건을 규탄하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한인사회도 한 목소리를 내며 이 운동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권리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찾아나서야 하고 지켜야 하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1-03-02 아동 학대(child abuse)의 현실 앞에서
최근 본국으로 부터 전해오는 아동 학대 사건들을 접하며 누구나 참담한 느낌마저 들 것이다. 친부모가, 양부모가, 친척이 저지르는 비상식적인 학대와 괴롭힘으로 고통받다가 결국 저세상으로 떠난 어린 생명들은 무슨 죄가 있었을까.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아이들을 낳고 학대하면서 버리기까지 하는 양심없는 부모들을 원망하는 사회적 공감대와 관련법들이 만들어지고는 있지만 학대사건들은 꼬리를 물고 계속되고 있다. 20여년 전 미국에 첫 발을 내딛자 마자 주변사람들이 겁을 주기 시작했다. 12살 이하의 애들은 절대 집에 혼자 두지 말고 차에 두고 내리지도 말라. 자기 자식이라도 절대 때리지 말고 남의 집 애들은 쓰다듬지도 말라. 자식을 훈육한다고 체벌을 한 부모한테서 정부가 애를 빼앗아 다른집에 입양 시키기도 한다. 문화와 현행법이 다른 타국에서 처음 겪는 문화충격 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 미국에서도 한해동안 50만건 이상의 아동학대사건이 접수되고 1천명 이상이 학대로 인해 사망한다고 한다. 학대하는 유형도 여러가지다. 육체적 폭력을 쓰는 신체적 학대, 폭언과 협박을 통한 정신적 학대, 보호나 양육을 하지않고 위험에 방치해두는 상태, 아동들을 성적인 욕구의 대상으로 삼는 악랄한 성적 학대까지. 본인들은 아이가 똑바로 된 길을 걷기 위해 혼내주는 거라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를 빌미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재정적으로 심한 어려움을 겪거나 정신질환, 알콜이나 마약중독 등도 아동학대의 주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아동학대가 무서운 것은 그 폐해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한창 성장하는 유아와 아동들은 주변 환경에서 가치관, 성격 등 모든 것을 배우고 익힌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절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신체적 학대이든 정신적 학대이든 가치관이 형성될 시기에서의 학대는 성장해서도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분노조절장애를 앓을 확률이 매우 높으며, 그릇된 가치관이 잡히고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아 범죄에 손을 대는 일이 비일비재해진다. 또한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유행하는 현대사회에서는, 그런 아동학대사건을 접한 학부모들이 피해자 아동과 자신의 아이들이 겹쳐보이는 트라우마가 생겨 분한 마음을 추스리지 못한다고 호소를 한다. 코로나사태로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요즘, 자녀들과 갈등을 겪는 집도 있겠지만 이런 기회에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매만져주는 슬기로운 집도 있기를 소망해본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1-02-01 음모론의 음모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가짜뉴스(fake news)들을 많이 접하고 산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진짜인 것 처럼 퍼트리는 일종의 헛소문으로 볼 수 있다. 유력신문이나 TV방송에서도 버젓이 기사로 나온 것이 나중에 확인을 해보니 사실이 아닌 경우도 허다하다. 요즘은 SNS 나 개인 유튜브를 통해 이런 가짜뉴스가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무작위로 퍼지고 있어서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짜뉴스가 도를 넘어 음모론(陰謀論, conspiracy theory)으로 확대되면 사회적, 국가적으로 큰 피해를 야기시키며 혼란을 부르는것을 역사적으로 많이 보아왔다. 누구나 들어봤을 음모론으로는, 존 F 케네디의 암살 배후설, 9.11테러가 미국정부의 자작극이었다는 음모설, 아폴로 11호는 달착륙을 하지않고 세트장에서 연출했다는 음모설 등이다. 조금 더 황당한 사례로는, 예수님이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서 그 후손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설, 엘비스 프레슬리가 죽지않고 살아서 어딘가에 은거하고 있다는 설,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 사망사건에 영국 왕실이 배후라는 설, 네바다주 공군기지에 외계인이 살고있고 UFO도 보관중이라는 설 등 다양한 분야에 음모론은 존재한다. 요즘 유행하는 음모론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마이크로소프트 빌게이츠 회장이 전 세계에 퍼뜨렸고 백신주사를 통해 DNA를 주입시켜 인간들을 노예화 시키려고 한다는 음모설. 미국 대통령선거에 수 백만명의 부정투표가 있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표해 내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설 등이 아직도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사회가 위기상황이거나 혼란스러울 때 대체적으로 상상력에 의존한 음모론이 발생해왔다. 감추어졌던 사건과 사실들이 이 음모론에 의해서 드러나기도 하지만, 거의 다가 정치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이익을 노리는 불순한 세력들이 만들어낸 것이 대부분이다. 종교적으로는 말세의 적(敵)그리스도 세력들이 세상을 혼란스럽고 불신으로 가득차게 만들려는 음모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1-01-02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의 어제와 오늘
1902년 유학생 신분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온 도산 안창호는 '공립협회'라는 단체를 만들고 '공립신보'라는 주간신문을 발행했다. 이것이 미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한인 정치단체이며 첫번째 언론기관으로 알려진다. 1908년 친일 미국인이었던 스티븐즈를 사살한 전명운 의사가 이 공립협회 회원이었으며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해외 독립운동가들의 거점이 되었다. 이런 배경이 1965년 샌프란시스코 한인회를 탄생시켰고 60년 가까이 31대 회장이 나올때까지 북가주 한인사회의 중심축을 이루었다. 1987년 유태인 커뮤니티센터로 쓰던 건물을 동포들의 모금으로 구입하여 현재까지 한인회관으로 사용되어 왔다. 이 한인회관은 3.1절 기념식 등 본국관련 경축행사와 소규모 공연장, 샌프란시스코 노인회의 정기모임장소 등으로 사용되며 북가주 한인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한인회관은 지은지 100년이 넘은 낡은 건물로 비가오면 지붕이 새고 복도는 삐걱대는 소리가 나는 등 수리할 곳이 한 두곳이 아니다. 본 기자도 10여년 전부터 취재차 한인회관을 드나들었는데, 건물벽의 벗겨진 페인트와 악취가 나는 화장실 때문에 건물에 대한 좋은 이미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역대 한인회장들도 재임중에 한인회관을 보수하자며 건축기금을 모금해 수리를 여러차례 했지만 임시 방편으로 땜질하는 수준이었다. 지난달 '김진덕 정경식재단(대표 김한일)'에서 이 한인회관을 새롭게 개축하자며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해외 한인커뮤니티 역사에서 회관건물 리모델링 비용으로 이 정도 거액을 기부한 사례는 아직 없었다. 김한일 대표는 한인회관을 새롭게 단장하여 SF한인회가 한인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지속해 나가라는 의미로 기부한다고 했다. 총 200만 달러로 예상되는 공사비는 본국정부에 매칭펀드로 50만 달러를 요청할 예정이고 지역 한인들의 후원금도 계속 받기로 했다. COVID-19 팬데믹사태로 모든것이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지는 사회적 분위기속에서,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된다는 소식은 한인사회의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해외 독립운동의 역사가 숨쉬는 곳, 미주지역 최초의 한인회가 탄생한 샌프란시스코의 번듯한 한인회관에서 다함께 만세 삼창을 외칠날을 기대해 본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0-12-04 다시 일어날 것이다
2020년 한 해도 저물어간다. 연초 전 세계에 들이닥친 코로나 펜데믹 사태는 올 한해를 우울하고 고통속에 보내게 했다. 모두가 처음 겪는 이 상황에 혼란스럽고 당황하기만 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조그만 바이러스가 경제활동을 멈추게 했고 공포로 다가오기도 했다. 마스크를 끼고 손을 열심히 닦아도 감염자들의 수는 꺾이지 않기에 더더욱 무력해질 수 밖에 없었다. 전 세계의 의료선진국들은 앞다투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렸지만 아직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채 한 해가 다 가고있다. 직장을 잃은 국민들과 운영이 힘든 사업체들에게 각국의 정부들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도 경제가 살아날 길은 보이지 않는다. 방역과 경제를 함께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권은 서로에 대한 불신과 이권다툼으로, 힘든 국민들을 더욱 좌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소망의 빛은 작게라고 비치고 있으니 다행이다. 백신을 개발하여 임상실험중인 제약사들로부터 속속 성공율이 높다는 뉴스가 흘러 나오고 치료제도 수 개월내에 판매를 하겠다고 한다. 감염병전문가들은 내년 후반기쯤 코로나로 인한 펜데믹 사태가 종식될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터널의 끝이 보인다는 것이 얼마나 기다리던 소식인가. 미국 안에서는 물론 지구촌 모두가 관심을 가졌던 미국대통령 선거도 이제서야 마무리가 되는 듯 하다. 거리두기와 감염위험 때문에 사전 우편투표가 많았던 독특한 선거여서 개표과정이 예상보다 너무 오래걸렸다. 그 와중에 부정투표 의혹과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민주주의의 모델과도 같았던 미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기에 충분했다. 급변하는 세계와 새로운 물결은 올라타지 않으면 떨어지고 마는 각박한 세상이라는 현실을 알려준다. 주저앉아 있으면 누가 관심을 가지고 다가오지도 않을 것이고 더욱 더 비참한 최후를 맞을 뿐이다. 역사는 도전과 응전으로 이어져왔듯이, 이제 코로나 바이러스의 도전에 인류가 응전하며 이기고 다시 일어날 것이다. 2021년 새해에는...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0-11-06 제 2의 종교개혁이 도래하였는가?
COVID-19 사태가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다시 재확산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특히 유럽지역의 확산세는 걷잡을 수 없이 확진자가 퍼져 나가면서 야간통행금지, 도시간 이동금지 등 강력하고 물리적인 방법까지 동원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한국 등 일부국가와 이곳 북가주를 비롯한 소수지역만이 경제상황을 고려하여 소매업소들의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단체 즉 교회의 현장예배가 안전한가에 대한 찬반 양론이 대립되고 있다. 웬만한 민주국가라면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종교집회를 갖는것은 기본권리에 속한다. 기독교인은 물론 비기독교인 이라도 예배의 중요성을 잘 알고있다. 하지만 전염병 관리차원에서 국가와 공권력이 그 집회를 갖지 못하도록 제한을 두어왔다. 전쟁중에도 예배를 드려왔다는 기독교계의 반발과 함께 예배당에서의 예배를 고집하며 강행하다가 교인들은 물론 목회자들까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 경우도 허다하다. 하나님이 전염병으로 부터 지켜줄 것이라는 지나친 확신으로 현장예배를 하다가, 교인들과 이들의 가족, 이웃들까지 감염시키는 사례가 나오면서 국민들에게 민폐를 끼치며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럼 과연 이 코로나사태에 대한 올바른 성경적인 해석은 무엇일까? 최근 한국교계에서 존경받는 이재철 목사의 영상설교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목사는 현재의 코로나 펜데믹 상황은 '제 2의 종교개혁' 이라고 전제하고 목회자와 성도들이 예배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독교 역사에서 보면 성전(교회당)이 하나님을 대신하다가 결국 그 성전들이 모두 훼파되었고, 예수님은 장소를 불문하고 영과 진리로 예배하라고 가르쳤다는 내용이다. 이 목사는 또 '지금까지 교회가 건물을 짓기위해 헌금을 사용하던 것을 이웃을 섬기는데 쓰라는 암시'라고 말하며, 다시 코로나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 교회는 문명의 이기인 온라인을 통한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것은 최근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에서, 코로나사태가 종식되더라고 현장예배 대신 온라인예배를 계속 드리겠다는 대답이 1/3 이상이 된다고 한다. 일평생을 '거룩한 성전인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것 만이 올바른 길'이라고 교육받아온 기존 크리스찬들에게는 이해 못할 얘기지만 현실은 이미 부정할 수가 없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가 다 알듯이 수 십년 된 미국의 동네교회에 가보면 백발의 노인들 몇 명만이 앉아서 예배를 보고있다. 점점 소멸되어가고 있는 교회당 중심의 교회에 던지는 제 2의 종교개혁이 이 바이러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너희가 이 산 위에서도 아니고 예루살렘에서도 아닌 데서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올 것이다'(요한복음 4:21 표준새번역)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