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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8-31 ] [이원창 컬럼] 저 빌딩, 내 꺼였지...

론 신청이 들어왔다. 2 백만 달러에 상업용 빌딩을 사겠다는 계획이었다.
중국계 상권이 몰려있는 지역의 인컴 프러퍼티로
이 삼 층은 아파트, 일층은 현재 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다.
몇 년 전 중국계 투자그룹이 소유한 후부터 렌트를 올리겠다는 압박을 계속 받아왔다.
'일단 빌딩을 사면 렌트 걱정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고,
아랫층 식당에서 나오는 수입도 괜찮고,
로케이션도 상권이 활발한 지역에 있으니 장래성도 있을 것 같아'
김 선생은 값이 비싸긴 하지만 결국 빌딩을 사기로 마음을 굳힌것 같다.

"그래도 2 백만 달러는 아닙니다. 렌트 수입에 비하면 지나칩니다.
식당을 하시니까 롱 텀 리스가 필요하시겠지만 그 가격은 무리입니다.
그 빌딩에서 제일 큰 수입은 김 선생님 식당에서 나오는 렌트인데,
리스를 연장안해주어서 나가게되면 자기들이 더 손해를 보겠지요.
윗층의 테난트들도 렌트 컨트롤 때문에 오래 살고있는데 렌트가 싸니까 계속 있는 것이지요.
김 선생님께서 리스 걱정하시는 줄 알고 그 참에 비싼 가격으로 팔려고하는 겁니다.
사지 않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론도 어렵죠" 나는 말릴 수 밖에 없었다.

몇 달이 지나 김 선생 한테서 전화가 왔다. "빌딩을 샀다"고 했다.
"아니 론은 어떻게 ?"
"아 , 뉴욕에 있는 한국계 은행에서 일 차를 받았고요 이차는 무슨 캐피털 회사인데 나머지 다 받았어요 , 저는 다운페이
조금 했고요"
너무나 뜻밖이다. 그 론이 될리가 앖었을텐데.....

한 일 년 지났나 싶을 때 다시 전화가 왔다. 한창 경기가 어려울 때였다.
막상 만나보니 그 인상 좋던 얼굴이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
"은행에서 독촉 편지가 왔는데요. 제 형편을 설명해 주시고 페이먼트를 줄여달라는 편지 한장 부탁드릴께요"...

한인 타운에 즐비한 상업용 빌딩과 스트립몰 쇼핑센터들, 그 옆을 지나면서 무심코 던지는 말; "아 저 빌딩, 내 꺼였지...
" 웃으면서 던지는 그 말 속에 잠겨있는 말할수 없는 아픔들!
"최소한의 다운 페이로 최대한의 대출"을 받아 빌딩을 구입한 경우가 많았다.
테난트 한 두명만 렌트 페이를 못하면. 전체가 흔들리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본인 나름대로는 렌트가 안 나와도 현재의 비즈니스 수입으로 충분히 카버할수가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막상 빌딩을 소유하고
보니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확실한 에이전트에게 믿고 맡긴다해도 결국 문제는 주인에게로 돌아간다.
은퇴에 대비하여 사두었지만 사고보니 그게 아니다라는 것, 그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선택은 없다.결국 밑지고라도 팔아야지...채 몇 년을 못 넘기고.
그렇게 땀흘린 돈으로 얻은 빌딩 잃어버린 사람 수가 적지않았다.


은행에 올 때 , '본인이 스스로 자기 론을 미리 승인한' 후에 오는 경우가 많다.
은행은 그저 론 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다.
은행은 단순히 고객이 원하는대로 돈을 빌려주는 곳이 아니다.
최소한의 조건만 맞으면 융자를 제공해서 "눈 앞의 단기적 이익'을 구하기 보다는, 고객의 입장에서 "마치 은행원 본인이
자신의 전 재산을 투자한다는 입장"에서 융자를 다룸으로서 고객들이 오래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선회하지 말고 "이런 이유 때문에 해드릴수 없다"는 고언도 할수있어야 한다.
"고객이 오래 살아야 은행도 오래 살수있다"는 관점이다.
지난 이 삼 십년 돌아보면 " 저 빌딩 내 꺼였지"라고 말할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한 실수는 순전히 그 들만의 잘못일까?...그렇지 않다. 나도 그 잘못을 피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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