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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16 ] [수잔김 칼럼] 몰랐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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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교회에 홈리스 피플을 돕는 봉사팀이 있었다.
언제던지 봉사를 원하면 싸인하라는 문구가 광고판에 붙여져 있었다.
늘 나와 무관함을 느끼며 지나쳤는데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 쬐던 어느날 문득 나도 착한일 한번 해볼까나? 하고 싸인을 했다.
손이 모자를것 같아 음식 나르기로 자원 봉사를 한건데 나는 그만 실수를 하고 말았다. 그 싸인 하는곳에 1번은 음식 전체의 경비부담과 함께 음식 준비를 해야 했고 2번은 단순히 음식 배식을 도와주는 봉사자인데 나는 당연 2번을 원했는데 그만 급히 적다보니 1번에다 싸인을 한것이었다.
아뿔싸~~~ 안한다고 할까? 끙끙거리며 혼자 중얼거리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1번으로 끌려 들어갔다.‘게을러서 노숙자가 됐지,사지 육신 멀쩡해서 일도 안하고 놀고 먹고 마약이나 하는 그 인간들에게 내가 궂이 비싼돈 들여가며 음식 장만하느라 허리아파가며 고생해야하나’혼자 씩씩거리며 지정해주는 분량의 소고기와 야채를 사서 몇분의 도움으로 하루 전날 불고기와 샐러드,밥을 했다.

맘속으로 계속 후회 속에 투덜거리며 산호세 다운타운으로 간 나는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기대 이상의 장면을 보고 뭐라 말할수 없는 한대 맞은 듯한 멍한 놀람과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백여명이 길게 줄을 서있는거였다. 내가 준비한 밥을 먹겠다고….
나는 이제껏 내 가족들만을 위해서, 그리고 지인들을 위해서,관계로 인한 이익을 위해 밥을 해왔는데 …
내가 저들을 저들도 나를 모르는데 우리가 이렇게 함께 만나 식사를 하는구나…그 모습들을 보며 묘한 감동으로 가슴이 적셔왔다.

어제만해도 후회하며 생각보다 비용도 많이 들어 갔다고 씩씩 거리며 허리 아프다고 투덜거렸던 내가 감사로 벅차올랐다.
나는 묘한 감정으로 가슴이 벅차 오르며 스스로에게 “ 잘했어!. 너무 잘했어!.” 밀려오는 희열과 함께 한없는 칭찬을 스스로에게 하며 대견하기까지 했다.
음식을 나눠주면서 조심히 그들을 봤다. 초조하고 무표정한 얼굴들이지만 가끔은 밝은 얼굴도 눈에 뜨었다.
그중에 유독 수심찬 얼굴이 눈에들어와 일하시는 봉사자에게 물어봤더니 뜻하지 않은 말씀을 해주셨다.
“저 파란 셔츠입은 남자는 운전하다 사고로 가족이 다죽고 혼자 살았다네. 그 충격으로 한동안 우울증으로 시달리다 한번씩 죽은 애들을 부르면서 발작을 해.”
“저 멀쩡하게 생긴 사람은 의사였는데 수술하다 실수로 사람을 두번이나 죽였데 그뒤로 쇼크를 받아 도구를 못만져.”
“그 옆에 있는 사람은 자식을 잃어버려 찾으러 다니다 저렇게 됐다고 하네.”
그외에 가정의 트라우마로 시달리다 노숙자가 된사람, 비지니스로 재산을 다 잃어버리고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 사연사연이 너무나도 기막히고 서글프다.
오랫동안 봉사한 그분은 덤덤한 대화를 하듯 알려 주었지만 나는 너무 충격적인 소리에 가슴이 먹먹해 오면서 용기만 있다면 한명 한명 안아주고 싶었다.

슬픔과 상처속의 저들이 왜 마약과 알콜을 하는지 이해할것도 같다.
잠시 라도 잊고 싶은 고통들을 어찌 한단 말인가.
내 밥한끼가 저들의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겠지만 그들에게 한끼의 행복을 준것 만으로도 나는 감사하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나도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도 깨닫게 되었고 내가 그들을 이해할수 있는 눈을 가진것만으로 감사하다.
그동안 내가 거저 받은 사랑을 그간 나누지 못함이 그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들이 하루 속히 슬픔의 늪과 어둠의 상흔에서 빠져나와 밝은 햇살을 누리며 당당히 살아가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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