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

Korean 독자 칼럼

[ 2012-11-28 ] [이원창 컬럼] 땡스기빙 데이!

올해 추수감사절 날은 , 둘째 딸과 같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가 온다고 이것 저것 조금씩 준비 해두었더군요.딸이 간단한 터키 샌드위치를 만들었는데 , 왜 그 약간 부드러우면서도 스윝한 맛이 나는 하와이언 브래드 있죠. 자기 친구가 만든 크랜베리 넣어서 먹는데 그 맛이 순하면서도 잘 씹혔습니다.

트레이드-조 와인과 치즈, 살라미, 맛도 괜찮고.
두 다리 쭉--뻗고 앉아 레드 와인 반 잔 마시니
몸과 마음이 편안히 풀어집디다.

오후가 되어 근처 피드몬트 영화관 가서 바겐 마티네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 보았습니다.
딸 졸라서 팝콘도 얻어 먹었고...
처음에는 왜 비싼 돈 주고 그까짓 팝콘을 사먹느냐고 했는데,
자꾸 영화보러 가니까 그게 아니더라고요.
버터 바른 팝콘의 감미로운 맛에 취하며,
"미지의 세계"로 떠날 준비를 하는 겁니다.
소위 "Relax"하는 거죠.

'안나 카레니나'는 감독이 나름대로 영화의 흐름을 연극 무대화 시킨 것 같아요.
다 잘 아는 작품이니까, 영화의 틀을 바꾸어서 마치 무대 위에서 연극하는
플레이 처럼 보여주니까, 원래 영화의 틀에 고정돼 있는 저희들로서는
쉽게 잘 공감이 안갑디다. 그래도 그런데로 괜찮았습니다.
딸 아이도 약간 실망한 것 같았는데 , '라이프 오브 파이' 보자는데
제가 '운전하지 말고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 해서
그 영화 보게된거지요.

영화 끝나고 거리로 나오니 상가가 다 문을 닫았네요.
당연히 그래야죠, 땡스기빙 날인데.
피츠 커피 , 스터벅스 커피, 다 불이 꺼져있습니다.
갑자기 한기가 느껴집니다.
단 한 군데 , 중국 집 오픈 사인이 보였습니다.
문열고 들어가니 주변이 환해지면서 훈기가 확 다가옵니다.
백인 노 부부들이 옹기 종기 앉아있는데, 웬지 쓸쓸해 보이네요.

메뉴를 대강보고 , 비프, 새우 베지 컴보,
그리고 피쉬하나 , 세가지 요리로 하기로
중대한 (?) 결정을 내렸습니다.
옆에 있던 주인 여자분 같은 분이
"우선 두 가지만 시켜보고 , 적으면 더 주문하라"고 권합디다.
잘됐다 ,그러면 비프와 새우 디쉬 두 개만.

먼저 새우 베치터블 요리가 나오는데 큼직한 접시에
윤기가 흐르는 새우와 박초이 강낭콩 껍질 , 건대 등이
수북이 보입니다. 새우의 투명한 몸뚱이와 그린 야채 !
두 개만 시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줌마 (?) 땡큐.
라이스 볼도 꽉꽉 넘치게 담아서 하나만 시킬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더라나까요. 하 하 하... 티도 프래쉬하고...
저녁 값은 우리가 내야지. 거금 $30 달러로 다 해결했습니다.

어두운 밤 골목길 돌아서 딸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빠 , 라이프 오브 파이 읽었어?
"아니"
"읽을래? , 하드 커버 있는데"
"그래 , 내가 읽을께" 책 한권도 생겼습니다.
"너 크리스마스 장식 안하니?" 와이프가 물으니
"그냥 놔도. 나중에 내가 할께" 짧은 대답.
와이프가 안 방으로 사라지더니 곧 돌아 왔습니다.
손에는 지난 해 크리스마스 용 조그만 전구 줄을 들고 와서.
"남 (?)의 집에 와서 그렇게 막 뒤지면 안 되지?"해도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내야만 되는 사람입니다. 하 하 하...
잠깐 사이에 푸르스름한 별 들과 그린 색 크리스마스 츄리가
눈 앞에 나타났습니다.
"어 때 좋지?" 아내가 자신있게 물었습니다.
"응 좋아" 딸이 살짝 웃네요.
방은 조금 더 따뜻해 졌습니다.
"아빠, 와인은 갖구가. 난 안마시잖아"
"그래 내가 갖고가지"

내일 또 일 가야죠. 우리는 일어섰습니다.
"그래 고맙다. 오늘 저녁 좋았어. 땡큐"
"나두!"
"굳 나잍. 스윝하트. "
"딸 집에 자주 가자, 응 그게 좋겠다, 그래 자주 가야지..."
밤이 깊어졌네요
베이 브릿지 넘어서 한 삼 사십 분
열 시면 집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어둠이 깊어졌습니다.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2 세들, 대부분 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배려심도 많고 생각도 깊고 . 우리 처럼 '척'하는 것도 적고.
혹시 우리가 그 들에게 지나치게 우리 방식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그 들의 삶인데!
내가 옳다 해도, 그 들의 생각이 더 옳고 바른 것은 아닌지....
늘 그렇게 말하면서도 자주 잊어버림니다 .
특히 자기 아이 들 앞에서는.


위 광고는 광고입니다. 광고리스트보기
SF Journal 광고 문의: 이메일 sfkoreankim@gmail.com
위 광고는 광고입니다. 광고리스트보기
SF Journal 광고 문의: 이메일 sfkorean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