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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8-18 ] [이원창 컬럼] 고마운 사람들

"저 신문 광고 보고 왔습니다. 은행 경험 있어요? 아니, 없습니다. 없으면, 곤란해요." "다시 찾아왔습니다. 지난 번에 말했지만 안된다고 분명히 얘기했는데...

그래도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은행일은 그렇지가 않아요. 경험도 없고 비즈니스 전공도 아니고.
경험은 없지만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분명히 말하지만 이 번에는 어렵겠어요."

두 번이나 은행으로 찾아갔지만 , 다 거절당했다.
방법이 없을까? 고심하고 있는데 동창회가 열렸다.
"어, 나 누군데 외환은행에서 일하고 있지"
"아니, 선배님, 거기서 일하시는군요. 마침 잘되었습니다."
"뭐가 잘되었는데?"
"제가 사실 거기 지원했는데, 두번이나 거절 당했습니다.
선배님이 좀 도와주십시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 내가 한 번 알아보지. 기다려봐."
그 이후 그 선배님으로 부터 대답은 오지않았다.

당장 중학교 보조교사 수입으로는 생활이 어렵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부딫혀보자. 그렇게 다짐한 후
저녁 늦게 은행문이 닫힐즈음 다시 찾아갔다.
문 옆에 서니 지점장님과 눈이 마주쳤다.
들어오라고 손짓하셨다.

"내가 안된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제가 경험도 없고 비즈니스 전공도 아니지만
저에게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만약 제대로 못하면
그 때 저를 화이어 시키세요. 절대 후회 안하겠습니다."
"그래요....흠...... 월요일 날 출근해요"

그렇게해서 시작된 나의 은행원 생활.
1980 년 3월 초. 샌프란시스코 금융가 가주 외환은행.
부쉬 스트맅 234 번지.
몇 달 지났지만 다행이도 짤리지는 않았다.
일 년 후 국제업무를 맡기셨다.

나에게 어려운 기회를 허락해준 황영삼 지점장님.
"한인 은행에서 일하게되면 우선
타이틀이 있어야 고객들이 우습게 보지않을거구.
실제로 정식 직책은 아직 아니지만 우선
수퍼봐이져 타이틀로 명함을 오더해줄테니까
그렇게 하도록 해요."
막상 일을 시작하니, 그의 태도는 전적으로 변했다.
그의 마음 쓰는 것을 보니, 내가 살아남을수 있도록
최대의 도움을 주려고 하시는 것 같았다.

"우리가 뭐 좀 물어봐도 되요?"
고참 여직원이 나에게 물어왔다.
"네, 괜찮습니다. 궁금하신 것 있으시면 뭐든지."
"실례지만 봉급 얼마 받아요?"
"저, 그건 말씀드리기가 좀 곤란한데요."
"뭐 그런 것 숨길 필요가 있어요. 말 해봐요"
"저 .........천 불입니다"
"뭐, 천 불? 아니 경험도 전혀없는 사람이 우리보다 더 받아?
어떻게 그럴수가 있지......

핸리에타, 유태계 은행원과 워런 ,B of A 출신 중국계 3 세.
여자 선배님들과 동료 여직원들로부터 신뢰를 받기는 꽤 오래걸렸다.
다 마음이 넉넉했다. 참 성실한 분들 이셨지. 그 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 참 그 선배님, 지점장님과 사이가 그렇게 나쁜 줄 몰랐었다.
하마터면 그 잡도 못잡을 뻔 했지.

그 길로 들어선지도 이제 32 년. 길다면 긴 세월.
여러 은행을 거쳐 약 4 년전에 옮겨온 영국계 은행.
되돌아보면 , 준 것 보다는 받은 것이 훨씬 더 많았다.
동료 직원들과 고객들. 지금까지도 내 인생에 멘토가 되주신 이 선생님.
많은 실수를 했음에도 다 너그러이 받아주셨다.
그 들과 만나게된것 , 내 인생의 큰 축복이 아닐수 없다.
고마운 사람들.
그 들에게 진정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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