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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9-30 ] [이원창 컬럼] 사모님이 있었다

대출건 생각을 하니 마음이 꽤 무거워 진다.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타개하나, 한참 생각을 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 그렇다면 정면 돌파를 할 수 밖에... 결론을 내렸다. 더 이상 기다릴 필요는 없다.

"저 지난번 교회 대출건 상의 드리려 왔습니다"
"아, 그 대출건, 그 론은 이미 하지말자고 내가 얘기했잖아요?"
"전무님, 제 생각으론 그 론을 못 할 이유가 없는것 같은데요?"
"아니, 이 형, 내가 말했지만, 교회론은 가능하면 안하는게 좋아요.
그 교회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요즘 신문에서 보듯이 교회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돈은 어디가서 받을거요?"
"이 론은 그 성격이 좀 다르지 않습니까? 그 냥 신용 대출도 아니고,
목사님 개인 주택을 2차 담보로 제공하겠다는데요."
"그래도 안되요. 담보가 있다고 해도 교회론은 안하는게 좋아. 하지 맙시다"
두 번이나 전무님에게 제출했지만 보기좋게 툇짜 맞았다.
이제 나에게 남은 방법은 더 이상 없는 것인가?...

92 년 경 당시 샌 퍼난도 벨리 지점을 맡고 있을 때 일이었다.
지점으로 돌아온 나는 목사님 사모님에게 연락을 드렸다.
"사모님, 죄송합니다. 추진하고 계신 교회론은 어렵게 되었습니다.
본점에서 어렵다고 해서 현재로선 어쩔도리가 없습니다."
이에 사모님은 "은행일은 잘 모르지만 우리가
생각할 때는 못해줘야될 이유가 없잖아요"라면서 반문을 하셨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본사의 결정이 없으면
말씀하신 20 만 달러 (교회확장) 대출은 할 수가 없게됩니다"

"제가 한 가지 제안을 드린다면, 사모님께서 사범대학을 나오셨다고 하셨죠?
전무님에게 직접 그 대출을 받을 자격과 확장계획을 조목 조목 명확하게 밝히시면어떨까요 ? 그저 저한테 말씀해주신 그대로 쓰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될까요?. 혹시 지나치게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요?"
"아닙니다. 대출 신청인으로서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시는 것이지요.
제 생각에는 목사님과 사모님 두 분이 교회를 위해 자신들이 사는 집을 담보로 내놓을 만큼 전력투구한다는 점을 은행측에서 충분히 고려했으면 합니다.
저는 사모님의 능력을 믿습니다."...


며칠 후, 한 여직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전무님 전화라고 했다.
"네 이원창입니다" ,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무님은 질문을 던진다.
"이 형, 오늘 내가 그 교회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이 형, 그거
혹시 이 형이 시킨것 아니요?" 내가 대답을 못하고 있자, 계속해서 공세가 진행된다.
"이 형 , 당신이 시켰잖아, 내가 다 알아, 안다구 (약간의 침묵이 흐른 후).
알았어. 그 론 다시 올려봐요, 다시 한번 보자구....고객을 위하는 것은 좋은데 너무 지나쳐서는 안돼." 말은 그렇게 하시지만 속은 따뜻한 분이다. 분명 교회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실 것이다.

결국 그 론은 승인을 받았다. 목사님도 그러셨지만, 사모님이 앞장서서
자신 들의 집을 교회 일을 위해서 내놓겠다고 하니, 더 믿음이 갔다.
목사님을 포함 장로님들이 서류 사인을 위해 지점으로 다 오신 날,
허름한 잠바를 입으신 재정담당 장로님의 따뜻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장로님들도 이서류에 사인하시기로 하셨지만,
사실 상 이번 대출은 목사님 집 저당잡히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 론이 가능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미 동의를 하고 있었다. 비단 이 대출 뿐만이 아니라
실제 교회일에 있어서도 늘 솔선수범 하신 것 같다.
그는 대부분 사업하는 교인들의 어려운 점을 많이 이해해 주셨고
후에 그 교회가 영적으로, 양적으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하셨다고 들었다.

사실 그 이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모님의 역활이 있었음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 분이야 말로 보통 분이 아니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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