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

로컬 뉴스

[ 2020-08-30 ] 고(故) 장복환 선생님 영전에...남중대 재향군인회장

[자료사진] 장복환 선생의 100세 생신을 맞아 SV지역 한인들이 모여 생일 파티를 열었다.

<조 사>
고(故) 장복환 선생님 영전에
“야. 남 회장, 그 수염은 왜 길렀어, 당장 깍 어라오, 인물 버려야!”
오랜만에 노인회에서 만난 장 선생님이 앞, 뒤 살펴볼 것도 없이, 그 옛날 켈로부대 백호 대장의 살아있는 기백으로, 냅다 쏘아붙인 명령이, 마지막 일 줄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지난 3월 초쯤 이였는데… 예고 없이 쳐들어온 외로움과 병마를 물리칠 수 없었나요?
웃고, 울고, 고함 지르며 지내셨던, 수많은 이들과의, 달콤했던 추억과, 끈끈한 인연의 끈을 이어가지 못하시고, 말없이 하늘나라로 훌훌 달려가 버리셨습니까?
고 장복환 선생님, 나에게는 아버님 같은 분, 큰형님, 친구 같은 분입니다. 라고 부르짖을 때마다, 그럼 그럼 하시며, 어깨를 토닥여 주셨지요.
우리의 첫 인연은 늦깎이 나이에, <만남>이라는 서정의 시를 발표하여, 등단 시인으로 활동하고 계시던, 롸이더스그룹(회장 박은주)에서 였지요.
건장한 체구와 거침없이 쏟아내는 카리스마 넘치는 황해도 사투리에, 나의 마음이 조건 없이 빠져들었던 것입니다.
기억하시나요?
시시때때로 식탁에 마주 앉아, 따뜻했던 커피가 식어 가는 줄도 모르면서, 세상 속에 뱉어 내어놓을 수 없는, 6·25전쟁 때의 숨겨진 비화와 미국 땅, 여기까지 올 수밖에 없었던 당신의 인생 여정을, 시곗바늘이 한없이 돌아 간 것도 잊은 체,실감나게 털어놓으시고는, 자식 같은 나에게 충고와 교훈으로 훈련 시키면서, 깊은 인연을 꽁꽁 엮어 왔던, 그 많은 날들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매년 1월25일이 되면 동네 지인들을 초청하여, 걸쭉한 생신 잔치를 열자는 명령을 받고, 밤새워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만수무강하시기를 기원했었는데, 이렇게 아무런 명령도 남겨주지 않고, 훌쩍 가버리심에, 섭섭하고 야속하기까지 하기에, 눈물도 나지 않습니다.
뒤 돌아보니, 자주 찾아뵙지 못 했네요.
죄송합니다.
이별을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을 원망하며, 용서를 구합니다. 생전에 값없이 마구 주셨던, 그 크신 사랑과 은덕, 잊지 않을 것입니다.
가슴 깊이 담아 새겨 놓고 살아가겠습니다. 부디 평안히 영면 하십시오.
2020년 9월 1일
남중대 (미북서부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
위 광고는 광고입니다. 광고리스트보기
SF Journal 광고 문의: 이메일 sfkoreankim@gmail.com
위 광고는 광고입니다. 광고리스트보기
SF Journal 광고 문의: 이메일 sfkorean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