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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0-03 ] [이원창 컬럼] 아버지와 딸

가끔 들르는 구둣방이 있습니다. 다닌지 한 15 년... 샌프란시스코 시내 나갈 있으면, 오래된 구두들 챙겨서 한 꺼번에 다 갖다 드립니다.

리치먼드 디스트릭트, 러시안 베이커리, 중국계 가게 들 그리고 멕시컨 버리토, 이탤리언 샌드위치 샵, 그 사이에 있는 조그만 공간에 들어서면, 정 선생님 늘 환히 웃으시면서 맞아 주십니다.

신발 보따리, 서너 컬레 풀어 놓으면 벌써 구두 밑창을 들어 징을 떼네고 있습니다. 그렇게 갈아두면, 한 3-4 개월은 편하게 신죠. 구두 당 $3 달러니까 밑창 전체를 가는것 보단 훨씬 싸게 먹힙니다.

주변에 그런 구두 수선방이 몇 개ㅡ되었는데 다 문 닫아버리고 혼자 살아 남았다는 얘기입니다. 중국인 들과 러시안 계 유태인 동네, 적진(?) 한 가운데서 그 들과 경쟁했으니까, 사실 대단한 거죠.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지난 번 들렀을 때는 얼굴에 약간 수심이 띄어 있길래, 무슨 일이시냐고 여쭈었지요. "가게를 팔려고 내 놓았다"면서, 그동안 몸이 좀 불편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고혈압 증세가 있는데 한 번 오면 한, 두 시간 꼼짝을 못한다면서.. 딸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펄쩍 뛰면서, 당장 가게를 그만 두라고 했다나.. 그래서 가게를 이제 팔려고 내놓았답니다.

딸 얘기를 하는 순간 얼굴 빛이 주홍빛으로 싹, 바뀌시더라고요.
"딸이 차를 사줬어요, 혼다 어코드" 허 허..
"그 것도 4 기통 말고, 6 기통"
"아빠는 왜 6 기통 샀어? 하잖아요."
"내가 산에 자주 가잖아. 산 길 올라가려면 6 기통으로 밟아야지"
"에이 아빠는 치!..."
"그런데 그렇게 돈을 쓰면, 그 중국인 친구가 뭐라 안 그럽니까?"
물었더니, "게는 지 부모한테 천 불씩 준다고 딸이 그러더라고요."
"아, 그리고 보험은 큰 딸이 내주고요"
"선생님, 딸 자-알 두셨습니다"
"로우 펌에서 일하는데 지금 대학원 나가지만 변호사 잡은 싫테요"
"그래서 딸 덕분에 이제 나이 (66세)도 되고 해서 은퇴할려고 해요"
"예, 하셔야죠"
그의 얼굴의 수심은 다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딸에게 참 고맙죠. 정 선생님도 그러시겠지만. 저 두 그래요. 딸한테 참 고맙습니다.
좋은 아빠가 되지도 못했는데.....
얘들아, 고맙다. 정말 고마워
아빠 전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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